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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_5년 뒤 나를 만드는 곳

[유러피언] 성공하는 사람들의 3가지 특징

많은 사람들은 성공하고 싶어 한다.

실패하고 싶어서 살고 있는 사람은 여지껏 본적 없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은 봤다. 그사람들조차도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나 역시 그렇다.

직장에서 좋은 성과를 받고 싶고,

가정에서 행복을 지키고 싶고,

내면에서 자존감을 높이고 싶다.

 

그림 1. 성공의 사전적 의미 (출처 : 다음 사전)

성공(成功)은 목적하는 바를 이룬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반의어인 실패(失敗)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뜻한 대로 되지 않고 그르침'이다.

성공은 원하는 것을 얻거나 이루는 것이다.

즉, 명확하게 자신의 목적이나 대상이 있어야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명확한 목적이나 대상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이번에 읽은 책, <유러피언>에는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새로운 연결 수단(철도)의 등장으로 훨씬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던 시기였다.

주요 등장인물 외에도 중간중간에 나오는 인물들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책의 인물들을 통해 도출한 성공의 자세 3가지는 다음과 같다. 뛰어난 관찰력, 자신의 일에 대한 장인정신, 그리고 지속성을 담보하는 수익창출이다.

어떤 모습으로 이 3가지 특징이 보여지는지 살펴보자.

 


1. 뛰어난 관찰력

1-1) 최고의 상업 오페라 작곡가

3막에는 롤러스케이트를 신고서 연기하는 '스케이트 발레'도 들어 있었다. 롤러스케이트는 당시 파리 오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던 도구인데, 마이어베어가 거리에서 어떤 사람이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서 메모해 두었던 것이다. 그 스케이터는 즉시 오페라에 고용되어 코러스에게 롤러스케이트 타는 법을 가르쳤다. 마이어베어는 자신의 오페라에 새로운 발명품을 소개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1)  p.251

마이어베어는 당대 최고의 수입을 기록한 작곡가이다.

그는 자신의 오페라가 성공하기 위해 언론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졌다.

자신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고 혹평으로부터 지키기 위함이었다.

 

마이어베어에게 주목한 부분은 관찰력이다.

거리에서 사람이 타는 스케이트를 따로 '메모'해두고 자신의 오페라에 적용했다는 내용이다.

그 자신이 오페라에 새로운 발명품을 소개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서술된 만큼 다양한 시도를 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뻔한 전개가 아닌 새로움에 열광하는 대중의 속성을 정확하게 파고 들어간 전략이지 않을까?

 

천재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던 <로마인 이이갸>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말이 떠올랐다.

 

 

1-2) 위대한 리얼리스트 시인

"예술은 사진이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그는 썼다. ...(중략)... 소설가의 임무는 현실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절충함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소설가는 현실의 관찰 때문에 자신의 상상력을 압도당하거나 숨겨진 진실-인간의 행동이나 사회의 표면 아래에 어른거리는 동기와 사상-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그만두어서는 안된다. 2) 

가슴 아픈 주인공 투르게네프는 책 전반에 걸쳐 위대한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가 보여준 성공의 조건 역시 뛰어난 관찰력이다.

 

이미 1850년대에는 사진 기술이 발달해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투르게네프는 소설가의 역할이 사실 전달에 국한되어서는 안된다고 믿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사실의 전달이 목표라면 기자가 되어야 했다.)

러시아 차르의 탄압으로 가택 연금의 고통을 겪은 그는 현실 속에 있는 진실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투르게네프의 절친이 된 조르주 상드는 이런 편지를 보냈다.

"당신은 모든것을 보는 리얼리스트이고, 현실로부터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시인입니다. 2)

 

 

 

2. 자신의 일에 대한 장인정신

2-1) 활자 하나도 허투로 적지 않은 작가

예를 들어 플로베르는 1856년 소설이 연재되었던 <파리 평론>이 <<보바리 부인>>의 텍스트를 일부 잘라내고 수정하려고 하자 이에 분노했다. "나는 콤마 하나도 삭제하는 데 동의하지 못합니다. 절대 안돼요. 단 한 글자도!" 플로베르는 문장을 다듬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을 들이는 작가로 우명했다. ...(중략)... 그것은 자부심이라기보다는 자신이 그 작품을 위해 들인 노동에 대한 존경심입니다." 3)

플로베르는 굉장한 장인정신을 가진 작가였다.

평소에 지인들에게 "진정한 작가는 금전이나 홍보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글만 써야 한다."라고 자주 말했기 때문이다. 4) 

이런 그의 행동은 저작권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소설 작품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인정받는 것은 경제적 재산과 지적 재산을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품질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어느 기업의 사훈처럼 장인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성공은 절반 이상 담보한 것이다.

최고의 마케팅은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라는 마케팅 업계의 우스게 소리도 있지 않은가?

 

 

2-2) 번역이 좋지 않으니 읽지 말라는 원작자

그 제목만 보면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프랑스어 번역본은 러시아어 원작을 제멋대로 고쳐놓은 것이었다. ...(중략)... 지적 재산권을 적극적으로 주장해 왔던 투르게네프는 프랑스어 신문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저널>에 편지를 써서 독자들이 샤리에르 번역본은 읽지 않는 게 좋겠다고 경고했다. 5) 

이 글을 읽었을 때 첫 느낌은 '내가 아는 투르게네프가 맞나?'였다.

방금 위에서 살펴본 플로베르는 투르게네프의 모습에 경악한 적이 있었다.

투르게네프가 편집인의 말을 듣고 그의 소설 중 일부를 덜어냈다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있는 작가였다.

번역이 좋지 못하다고 독자들에게 읽지 말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소설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나서 영역되어 영국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투르게네프는 이 때 국제적인 소설가로 인정받았다.

 

 

3. 지속성을 담보하는 수익창출

3-1) 장례식 공연비를 받는 가수

폴린은 쇼팽의 장례식에서 노래 부르는 데에도 돈을 요구했다. 그녀는 2천 프랑을 원했는데, 그건 장례식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많은 사람이 폴린의 그런 요구는 오로지 상업적 동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폴린은 장례식 출연도 다른 공연들과 마찬가지로 전문적 사업의 하나라고 보았다. 그녀는 예전부터 가수는 무보수로 노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6)

가급적이면 검은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는 매고 싶지 않다.

장례식장은 어느 곳이든지 슬픔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결혼식은 안가도 장례식은 반드시 가려고 노력한다.)

 

그런 장례식장에서 죽은 친구를 기리며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지 않나 생각한다.

더군다나 그 고인이 위대한 작곡가 중 한 명인 쇼팽이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폴린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공연에 대한 비용을 받는다.

장례식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았다.

이 모습은 돈을 밝히는 세속적인 모습으로 볼 여지가 있고, 실제로 그 당시에도 이런 비판이 있었다.

 

나는 이 대목에서 폴린이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했다.

프로에게는 사실 당연한 일이다.

프로는 돈을 받고 일하기 때문에 그 자세와 마음가짐이 아마추어와 다르다.

때와 장소를 상관하지 않고 일하는(사업하는) 정신이야말로 프로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세이다.

 

 

 

3-2) 최초의 생계형 화가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먼저 그로부터 생계비를 벌어들이기 위해서입니다." ...(중략)... 쿠르베는 다소 부끄럽더라도 자기 홍보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피력했다. 7)
하지만 쿠르베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돈을 벌겠다는 아이디어를 포기하지 않았다. 8)
그 자신의 작품을 혼자 힘으로 제작, 홍보, 판매하는 최초의 화가가 되었다. ...(중략)... 그 행사는 다른 많은 화가-마네, 모네, 고갱, 로댕, 피카소, 다른 후배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들은 자신의 그림을 가지고 생계비를 벌 궁리를 하게 되었다. 9)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를 구분하는 3C가 있다.

첫 번째 C는 Crist로서 기원 전/후를 나눈다.

두 번째 C는 Corona로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과 이후 시대를 나눈다.

세 번째 C는 Courbet(쿠르베)로 직업으로서의 화가 이전과 이후 시대를 나눈다.

 

쿠르베가 등장하기 전에 일반적인 화가들의 생계 수단은 자신의 작품을 귀족이나 부르주아가 사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살롱전에 입상해서 공식적인 자리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한마디로 살롱전을 들어가지 못하면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해야 했다.

 

이 체제에 반발하며 자신만의 유통망을 마련한 최초의 화가가 바로 구스타프 쿠르베이다.

쿠르베는 개인 후원자와 딜러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언론을 통한 홍보 방안도 마련하고자 했다.

자신만의 상업전시회를 개최하여 큰 실패를 맛보았다.

세계 대박람회장 바로 옆에서 전시회를 열어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아 '아방가르드'의 탄생을 알리며 기존 화단을 공격하는 화가들이 나타나는 데 일조했다.

그에게 영감을 받은 사람으로 일컫는 화가들이 지금까지 모두 입지전적인 인물이 된 것만으로도 화가계에 쿠르베가 끼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유러피언>은 911쪽에 달하는 엄청난 책이다.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워낙 재밌게 읽어서 한 번 손에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소설 같은 분위기와 등장인물의 모습에 빠져들어서 이 책이 역사서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다.

 

격변하는 19세기 유럽을 돌아보면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철도의 등장은 그 당시에 서로 떨어져 있는 땅을 이어주며 이전보다 월등한 상업적 성과를 거두는 데 기여했다.

공교롭게도 지금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들은 모두 플랫폼(Platform) 기업이다.

19세기의 기차역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은 전에 없던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 역사는 현재 진행형으로 지금 우리의 삶에 존재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로시니처럼 은둔자로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1) 올랜도 파이지스, 『유러피언』, 커넥팅, 2020, 251쪽

2) 같은 책, 292쪽

3) 같은 책, 315쪽

4) 같은 책, 313쪽

5) 같은 책, 322-323

6) 같은 책, 263

7) 같은 책, 353

8) 같은 책, 355

9) 같은 책, 3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