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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_5년 뒤 나를 만드는 곳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일요일 저녁이 두려운 당신이 알아야할 3가지

"전략은 조직 문화의 아침식사 거리밖에 안 된다." -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월요병, 출근하기 실어증, 퇴근송. 참으로 익숙한 단어들이고 우리 대부분이 앓고 있는 증상이기도 하다. 지금은 폐지된 개그콘서트에서도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사실이다.'라는 개그를 치기도 했다. (당시 개콘은 일요일 저녁 10시에 방송했다) 사실 글을 적고 있는 나는 위에 있는 단어들을 잘 모른다. 나는 출근이 하고 싶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일요일 밤에 잠들었다. 혼자 고민하다가 끝내 해결하지 못한 질문을 다음날 아침에 상사에게 가지고 가서 답을 찾는 과정을 즐겼다. '빨리 출근하고 싶어'라는 말을 옆에서 듣던 동기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나는 일이 재밌다. 성과를 만드는 과정이 즐겁고, 남들보다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돌이켜보면, 항상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스스로 되새기며 해답을 찾아냈다. (다른 사람들을 해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나는 직접 동기의 개념을 몰랐지만, 어렴풋이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요인을 깨닫고 실천한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나라는 사람이 왜 이렇게 독특한 인간이 됐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10장에 걸쳐 조직 문화가 좋은 10개의 기업을 소개한다. 소개되는 기업들은 자율적인 문화를 가지거나 직원의 행복감을 증가시키거나 재밌는 직장생활을 만드는 방법으로 그들의 우수한 조직 문화를 형성한다. 술술 읽히는 좋은 책이지만,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가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가 자타가 공인하는 조직 문화와 관련한 최고의 명저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총 동기 이론'을 설명하는데, 총 동기는 즐거움, 의미, 성장, 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이라는 6가지 동기를 말한다. 6가지 동기 중 앞에 나온 즐거움, 의미, 성장은 직접 동기로 일을 스스로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뒤에 나온 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은 간접 동기로 어쩔 수 없이 하게 하는 요인이다. 1)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가 예로 든 홀 푸드 마켓을 설명하기 위해 변호사이자 유명한 투자자가 된 대니얼 타운(Danielle Town)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홀푸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자연식품과 유기농 식품을 일상적인 것이자 당연한 제품으로 만든 것부터 사업에 접근하는 의식 있는 자본가적 태도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바꾸는 일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하는 홀푸드에 정말 애정이 있었다." 2)  

 

그림 1. 대니얼 타운의 '관심 목록'

 

대니얼의 분석처럼 홀푸드는 매우 우수한 경영진을 보유했고, 이는 훌륭한 조직 문화로 이어졌다.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는 홀푸드의 훌륭한 조직 문화를 퍼포먼스 사이클의 5단계로 설명한다.

 

그림 2. 성과를 이루기 위한 실행 주기(퍼포먼스 사이클)

 

홀푸드는 어떤 방식으로 각 단계별 적용을 하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먼저, 1단계인 영향력의 논리는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마트의 주류 관리자라면 맥주 선반을 채우거나 본사에서 온 진열품을 정리할 것이다. 하지만, 홀푸드에서 일하는 리오넬 바스케즈는 자신이 직접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선호도를 파악한다. 고객이 원하는 맛을 갖춘 맥주 브랜드의 입점까지도 결정한다.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는 것처럼 마음껏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즉, 직원이 업무 전반에 대한 접근이 허락되어 자신이 한 일과 그 일의 결과,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직무설계가 이루어졌다. 3)

2단계 자극에서는 잘 설계된 직무가 호기심과 즐거움을 자극한다고 밝힌다. 홀푸드의 직원들은 성과를 높이기 위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고객과 소통하고, 경쟁업체를 방문하여 지역 생산자와 만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허락된다. 홀푸드는 매장 직원들에게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3)

3단계인 우선순위와 계획은 실행을 하기 전에 전체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아이디어와 실패하더다도 재빠르게 시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분하는 것이다. 웨그먼스는 한 여직원이 직접 만든 쿠키가 맛있다는 이유로 매장 내에 개인 소유의 빵집을 열었다. 매장 직원들의 새로운 제품, 요리,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한하고, 테스트를 통과한 아이디어는 즉각 채택된다. 4) 닐 도쉬는 '직원들의 워터라인을 명확히 하고, 워터라인의 기준을 점점 낮춰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과하라'고 조언한다. 5)

4단계 실행에서는 일터를 플레이 그라운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면 안되는 일'만 가르치다보니, 정작 '해야할 일'을 시도하는 것조차 주저하게 된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실험하고 배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를 누려야 한다. 플레이 그라운드는 경쟁사가 가장 활방하게 활동하는 분야, 품질이 가장 중요한 분야,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분야, 고객 차별성이 필수인 분야라면 기능할 수 있다. 홀푸드에서는 지역 생산자가 재배한 최상의 유기농 식품을 공급받는다. 계절에 따라 제철 식품과 고객의 선호는 변한다. 따라서 상품을 고르고 선택하는 과정이 홀푸드 점원들의 플레이 그라운드다.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오랫동안 고성과 조직문화를 구축하려면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6) 

마지막 5단계는 성찰이다. 자신의 실험에 대한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결과의 영향력을 직원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업무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직무를 설계해야 한다. 홀푸드 매장에서 상품을 복도에 놓을지, 선반에 놓을지 결정하는 상품 진열 담당자에게는 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볼 수 있는 자료가 있다. 더욱이 이들은 실제로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과 교류하며 고객들의 평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7)

 

퍼포먼스 사이클의 5단계에는 결국 직접 동기인 즐거움, 의미, 성장이 골고루 녹아들어간다. 자신이 한 일이 가져올 영향력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된다. 자율적으로 성과를 만들기 위한 활동 과정은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마지막으로 성찰하는 단계에서 어제보다 더욱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 모든 행동들은 선순환 구조를 그리며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는 직원을 만들게 된다. 강해진 개인은 더욱 끈끈한 팀을 이룬다. 이 과정은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CHO)인 패티 맥코드의 말을 빌려보면 확인할 수 있다. '회사가 원하는 핵심 행동 양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그런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자유를 주자 놀랍게도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팀이 됐다. 그 팀들이 오늘날의 넷플릭스를 탄생시킨 최고의 드라이버다.' 8)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한 가지 요인을 꼽는다. 그것은 '협동'이다. 힘이 센  한 명의 사람을 막는 방법은 훈련 받은 여러 명이 공격하는 것이다. 훈련 받은 사람이 많아지면, 군(軍)을 이뤄 병법으로 움직이게 한다. 이 방법으로 사자와 늑대의 발톱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냈다. 아니, 인간을 모든 먹이사슬의 최상위 계층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 상대가 우리와 같은 인간 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팀워크는 작은 개인이 모인 힘으로 더 큰 개인을 이길 수 있게 만든다. 따라서, 협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조직 문화이다. 개인의 마음가짐으로도 기능할 수 있지만, 리더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 

 

 

 

1) 고영성·신영준, 일취월장』, 로크미디어, 2017, 352쪽

3) 대니얼 타운ㆍ필 타운, 『주식 투자 레슨』, 에프엔미디어, 2019, 171쪽

3) 닐 도쉬·린지 맥그리거,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생각지도, 2016, 248쪽

4) 김환표,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북카라반, 2019, 78쪽

5) 닐 도쉬·린지 맥그리거,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생각지도, 2016, 249쪽

6) 같은 책, 252-3쪽

7) 같은 책, 254쪽

8) 패티 맥코드, 파워풀』, 한국경제신문, 2018, 13쪽